뱃속 아기가 되살려준 '추억의 그날'


모모가 보내준 ‘추억의 그날’ (2006년 7월 5일 수요일 / 8주)


아내는 어렸을 때, 낯을 아주 많이 가리는 새침데기였단다. 임신중독증에 의해 장모님은 10달 내내 입덧에 시달렸고, 진교는 태어나자마자 엄마 품이 아니라 인큐베이터에 안겨야 했단다. 몸무게도 1.5킬로그램밖에 나가지 못했고, 모두들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단다. 심지어 장인어른은 ‘좀 큰 쥐’인줄 알았다나?!
그러나, 아내는 건강하게 예쁘게 자랐고, 동네방네에서 ‘너무 예쁘다’며 꼬집어보고, 쓰다듬어보기 바빴단다.
그런데 아내는 남 앞에 나서는 걸 무척 싫어해 장모님을 속상하게 했단다. ‘열꼬마 인디안’이란 놀이겸 학습을 통해 10번째 인디안이 되면 모두의 집중 속에 예쁘게 춤추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내는 10번째 인디안이 되지 않기 위해 늘 쳐져있었고, 혹 10번째 인디안이 되어도 아무 것도 못한 채 쭈뼛쭈뼛했단다.
지금의 성격과 고집은 중학교 때부터 변한 성격이라나.

나는 무척 얌전하고 의젓한 꼬맹이였다.
물론, 나도 태어날 때는 모든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태어났다. 위로 누나들이 연속으로 태어나서 실의에 빠진 어르신들 앞에 귀여운 아들이 탄생했으니, 얼마나 큰 축복을 받았겠나.
똑똑하고 귀염성있게 생겨서 어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 얌전해서 말도 잘 안하고, 조용히 집지키다가 울며 잠들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 때부터 ‘천상 선생님이나 학자 체질’이란 소릴 들었다.
나도 중학교 때 외형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한 성격으로 바뀐 것 같다.


요즘, 진교랑 내가 나누는 대화의 거의 대부분은 ‘아기에 대한 이야기’다. 아기들의 특징, 아기들의 성격, 그리고 우리들이 아기였을 때의 이야기 등등
아마도 모모가 조금씩 커가고 진교의 호르몬이 조금씩 변하듯이, 진교와 나도 조금씩 엄마와 아빠가 되기 위해 또 한번 성격을 바꾸고 있나보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모모에 의해 진교와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추억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모모 이놈, 빨랑빨랑 커서, 빨랑빨랑 나오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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