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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데이'에 확인한 천생연분

2006년 11월 10일(금요일) - 26주 + 2일


11월 11일은 사랑하는 사람끼리 ‘빼빼로’를 선물로 주고받는 ‘빼빼로데이’다.
물론, ‘빼빼로데이’는 지극히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날이다. 하지만, 그 상업적 계산에 따라가지 않고 서로에게 사랑의 징표나 맘을 표시하는 것은 소중하다.
그래서 아내와 나는 철없는 소년소녀처럼 값비싸고 비효율적인 선물이 아니더라도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등을 잘 챙기는 편이다.

나는 ‘빼빼로데이’에 ‘모모를 뱃속에 안고서 열심히 공부하느라 고생하는 진교’에 대한 애정을 표하기 위해 퇴근길에 편의점을 찾았다. 편의점에는 ‘빼빼로데이’를 겨냥한 엄청난 선물들이 엄청나게 쌓여있었다.
그리고, 그 엄청난 선물들을 사기 위해 젊은 남녀들이 빽빽이 줄을 섰다.
‘초콜릿 과자인 빼빼로 수십 개를 연결한 선물상자’에 마치 과일바구니를 연상시키는 ‘빼빼로 선물바구니’ 그리고, 인형하고 어울려 있는 빼빼로 등 선물을 화려하기도 했다. 물론 엄청 비싸기도 하구....
나는 그 엄청나게 쌓여있는 엄청난 빼빼로 숲 사이를 뚫고, 평범한 과자 진열칸에서 평범한 700원짜리 빼빼로를 골랐다.
“아몬드 빼빼로가 맛있다”는 아내의 말이 생각나서 ‘아몬드 빼빼로’를 하나 골랐고, 하나로는 조금 아쉬워서 깔끔하게 생긴 ‘누드 빼빼로’를 하나 더 골랐다.
빼빼로 선물셋트를 사는 사람들 뒤에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700원짜리 빼빼로 두 개를 사자니 약간은 쑥스럽기도 했고, 마치 나 혼자 노인네가 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별로 유쾌한 기분은 아니군.....)

집에 들어와서는 아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가방채로 숨겼다. 빼빼로데이 아침에 기분좋게 선물을 하기 위해서 였다.
근데, 가만히 쉬며 TV를 시청하고 있자니 가방 속에 있는 빼빼로가 은근히 맘에 걸렸다. 가방속에서 찌그러지지는 않을런지.......
그래서, 아내 몰래 작은 방으로 가서 가방 속의 빼빼로를 꺼냈다. ‘어디에 숨길까’ 하다가, 달력 뒤에 숨기려고 살짝 달력을 들췄다.

그런데.......!!! 이럴수가......!!
달력 뒤에는 내가 산 ‘아몬드 빼빼로’와 ‘누드 빼빼로’와 똑같은 두 개의 빼빼로가 감추어져 있었다.
아내
도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며, 빼빼로 두 개를 산 것이다.
어쩜 이렇게 나랑 똑같은 생각을 했을까? 우린 네 개의 빼빼로를 가운데 놓고 한참을 웃었다.

진교는 나랑 똑같은 편의점에서 똑같은 생각으로 ‘아몬드와 누드의 두 개의 빼빼로’를 샀고, 나랑 똑같이 엄청난 빼빼로 셋트를 지나 다소는 부끄런 맘으로 계산을 한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전해주려고 나랑 똑같은 곳에 똑같이 숨켜놓은 것이다.

우리는 작은 ‘빼빼로 사건’을 두고 또 한번 우리의 사랑, 우리의 천생연분을 확인했다.
모모도 엄마와 아빠의 깜짝놀랄 우연이 희한했는지, 오늘따라 마구 움직였다.
모모, 진교, 나....... 우리 셋은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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