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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31 용산에서 전해온 즐겁지 않은 기쁜소식

용산에서 전해온 즐겁지 않은 기쁜소식


기쁜소식인가? 아닌가?
아쉽고 안타까운 소식인가? 아닌가?

공권력에 의해 시민 6명(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죽음을 당한 "용산참사"가 345일만에 마침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일년이 가까이 되도록 정부와 서울시는 "용산참사는 철거민의 과실로 일어난 사건"이라고 우기며, 철거에 따른 생계유지를 위한 보상이나 장례비 등을 거부한 채 오히려 철거민 9명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등의 혐의로 최고 징역 6년의 무거운 죄를 뒤집어 씌어왔다.

유족과 함께 종교,시민,정당 등 수많은 사람들이 온갖 말도안되는 탄압에도 불구하고 농성과 집회 등의 항거를 멈추지 않았고, 마침내 "정부의 사과와 보상(위로금, 피해보상금, 장례비 등)"의 내용이 합의되었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로써 2010년 1월 9일 희생자들에 대한 장례가 치러질 예정이라 한다.
그야말로, 2009년 막바지에 들려온 '용산발 기쁜 소식'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기쁜 소식이 그다지 즐겁지만은 않다.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3000쪽의 용산참사 사건 수사기록은 아직도 검은 베일에 쌓여진 채 꽁꽁 숨겨져 있다.
뿐만 아니라,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속에서 철거민 9명은 구속되어 있고,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용산참사가 발생한 배경인 "재개발 문제의 근본대책"은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결국, 돌아가신 분들과 유족들, 그리고 철거민들의 깊은 상처는 여전히 조금도 씻겨지지 않았고, 가난한 서민들은 언제 또다시 제2, 제3의 용산참사가 발생할 지 모르는 상황에 여전히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용산참사의 극적합의는 "기쁜소식이지만 즐겁지만은 않은 소식"이고, 용산참사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참사일 수밖에 없다.


합의에 의하면, 곧 정운찬 총리 명의로 사과표명을 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총리의 사과가 '악어의 눈물'이 아니라 진정성있는 사과라면, "진실을 덮고가자"는 내용이어서는 안될 것이다.
돌아가신 분에 대한, 유족에 대한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야 할 것이며, 3000쪽의 수사기록을 포함하여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
물론, 구속된 철거민에 대해서도 참사가 합의된 것과 연동하여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은 총리의 그것을 "사과"라고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가슴이 숯덩이가 되었을 유족들을 생각하면, 늦게나마 돌아가신 분들의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된 것은 정말로 고맙고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1월 9일 장례식에서 이분들의 한이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그 장례식이 이 사회에 "정의"를 다시 찾는 조그만 계기가 되었으면.... 간절히 바란다.
 

2009. 12. 31. frie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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