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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5 출산서약서, 정부나 써라!

출산서약서, 정부나 써라!

# 성신여대의 출산서약서

11월 9일, 성신여대는 "행복한 출산, 부강한 미래"라는 특강을 진행했다. 
"저출산 사회에 새로운 등불을 밝힌다"는 모토로 진행한 특강은 강연과 공연이 결합된 집체적 행사였다.
학교측은 "최근 심각한 문제로 부상한 저출산 현상에 대한 경각심과 출산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그 실천의지를 다지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 특강의 하이라이트는 "행복선언문"이라는 제목의 "출산서약서"를 쓰는 퍼포먼스였다.
이 서약서는 "적극적 출산과 낙태방지"를 중심으로 저출산 타개에 동참하겠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처구니없게도 학교측은 '낙태근절과 여성의 서약'이 저출산의 대책이라 여기는 것이고, 이를 성신여대 학생들이 앞장서겠다고 홍보한 것이다.


# MB의 저출산 대책

12월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대한민국"에서 밝힌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9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
이미 고령화사회로 접어든지 오래인 우리나라로서는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저출산 대책"이 국가적 과제이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래서 정부도 "저출산 대응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다양한 방안을 모아 "저출산 기본계획"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을 보면, 멋드러지게 밝힌 저출산 극복 추진방향이 립서비스에 불과할 뿐이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 정부는 '육아.교육 비용 축소와 보육서비스 개선', '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개선',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을 주장했지만, 실제 정책화되거나 예산이 책정된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아니, 강력하게 시행하는 것은 
"낙태 단속"인 듯 하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는 저출산 종합대책이라며 '낙태 단속'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낙태근절 캠페인과 낙태처벌 촉구까지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
즉, 국가정책으로 인간의 몸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이 "대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권의 문제는 물론이고, 저출산의 문제를 "여성의 책임" 또는 "국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에 놀라울 뿐이다.


# 출산서약서를 써야할 주체는 "MB정부"

성신여대는 "출산서약서"를 받는 행사에 앞서 학생들에게 "다출산의 최우선 조건"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학생들이 저출산 문제의 대책으로 꼽은 첫번째는 "육아비.의료비.교육비 부담 완화"였고, 두번째는 "육아 휴직제도의 완비와 출산 및 양육으로 인한 직장 내에서의 차별철폐"였다.
학생들은 저출산에 대한 대책과 정부가 해야할 일을 명쾌하게 밝혀주었다.
즉, 저출산의 문제는 사회적 책임이자 국가적 과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한나라당이 제출한 '2010년 예산안'을 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다.
국공립 보육시설 예산을 절반이나 삭감하고, 결식아동급식지원 예산도 541억이나 삭감했으며, 지역공부방 지원예산도 대폭 삭감했다.
뿐만 아니라, 본인이 공약으로 매년 7.6%씩 교육예산을 증액하겠다고 했으면서도 전년대비 교육예산마저 대폭 삭감하고, 저소득층 무상장학금과 이자지원도 폐지하고 있다.
심지어, 저소득층의 의료예산도 삭감하고 나섰고, 에너지 지원이나 월세 지원 등 저소득층의 최소한의 기초생활보장을 위한 예산도 삭감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예산은 아예 한푼도 집행되지 않고 있다.

상식적으로 육아.의료.교육비 부담이 가중되고, 직장과 사회에서 출산과 양육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어떻게 출산율이 늘어날 수 있겠는가. 
결국, 정부는 말로는 저출산의 심각성을 떠들어대면서도 실질적인 저출산 대책은 세우지 않고, 아니 오히려 저출산을 가중시키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놓고서, 이 모든 책임을 여성 개인, 국민 개인에게로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저출산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다면, 정부야말로 "출산서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부자감세, 4대강 삽질로 국민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민생에 예산을 투여해서, 국민들이 출산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게 출산의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다짐하는 서약을 하란 말이다!


2009. 12. 15. frie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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