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일기'에 해당되는 글 9

  1. 2009.04.06 뱃속아기랑 함께 한 크리스마스
  2. 2009.04.06 우리아기의 "0.5살 생일파티"
  3. 2009.04.06 우리 아기는 올빼미인가봐?
  4. 2009.04.06 입덧하는 엄마들은 위대하다
  5. 2009.04.06 엄마,아빠를 닮기 시작한 뱃속 아기
  6. 2009.04.06 뱃속 아기와의 대화를 본격적으로 시도하다
  7. 2009.04.06 엄마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는 뱃속 아기
  8. 2009.04.06 뱃속 아기가 되살려준 '추억의 그날'
  9. 2009.04.06 태교 일기를 쓰기 시작하다

뱃속아기랑 함께 한 크리스마스

2006년 12월 25일(월요일) - 32주 + 5일


결혼하고 세 번 째 맞는 크리스마스다.
이미 아내와 나는 며칠 전부터 뱃속의 모모와 함께 대화하며 거실 탁자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예쁘게 설치해 놓았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까 서로 논의하곤 했었다. 물론, 명쾌한 안을 만들어 놓진 못했지만...
하지만, 그저께 시험을 치르느라고 고생한 진교를 위해서 크리스마스는 멋지게 보낼 생각이었다. 말이 2차 시험이지 면접에 영어면접, 시범강의를 고생이 많았으니까.

근데, 모모가 꽤나 컸는지 이제 진교가 멀리 돌아다니는 것에 큰 부담을 갖는다.
그래서, 우리는 ‘임신한 후 처음으로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멋진 저녁 외식을 하며’ 크리스마스 밤을 보내기로 했다.
영화는 ‘김아중의 미녀는 괴로워’를 보기로 했고, ‘인천 차이나타운’에 가서 커플 코스요리를 먹기로 했다.
사실, 극장을 가는 것은 은근히 불안한 일이었다. 두 시간에 한 번씩 화장실을 가고 싶어하는 진교의 상태에서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는 있는지, 깜깜하고 공기도 안 좋고 소리도 큰 극장이 무리가 되지는 않는지 상당히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모의 움직임에 주시하며, 영화를 조심스럽게(?) 봤다.
영화는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재밌었다. 모모도 재미있었는지 영화의 하이라이트 때마다 꽤나 심하게 태동을 하곤 했다.

무사히(?) 영화를 마친 우리는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향했다.
그리고 차이나타운에서 가장 웅장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 5층 건물의 ‘공화춘’으로 갔다. ‘공화춘’은 1892년 임오군란시 청나라 군인들과 함께 들어온 군역상인에 의해 처음 화교들이 유입되면서 생긴 청관거리에 ‘산동회관’이름으로 처음 청요리집을 만들고, 이후 1912년 공화춘이란 이름으로 개칭한 무려 95년을 이어온 중국음식점이다.
‘공화춘’은 공화국의 밝아오는 아침이란 뜻이란다.
공화춘은 그 명성대로 예약하지 않고는 쉽게 갈 수 없었다. 공화춘 앞에는 순서대로 번호표를 나눠주는 사람이 따로 있었고, 전화기를 통해 손님 한 팀이 나갈 때마다 한 팀을 들여보내고 있었다.
우리는 번호표를 받아놓고 차이나타운 거리를 구경하고 번호순서를 확인하면서 기다렸다 겨우 들어갔다.
공화춘은 생각보다는 싼 가격이었다. 물론, 맛은 명성에 비례했다. 하지만, 인테리어는 명성 치고는 좀.......
정말 오래간만에 영화도 보고, 차이나타운까지 가서 요리도 먹고........ 모모도 진교도 좋은 시간을 보낸 듯 흐믓해 하는 것 같지만, 적지않이 힘들긴 했나보다.

아내
는 집에 오자마자 발을 주물러 달라고 하며 드러누웠고, 모모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힘들어 했다.
휴우 ~ 모모가 태어나기도 전인데, 우리 가족은 벌써부터 외식이 힘들어 졌다.

앞으로는 더 힘들어 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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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기의 "0.5살 생일파티"

2006년 9월 27일(수요일) - 20주


어젯밤, 아내는 ‘모모 20주를 기념하는 파티’를 하자고 제안했다.
나는 “당연히 우리 모모의 0.5살 생일파티를 해야지!”라고 동의했다.
그 이후부터 아내랑 나는 ‘모모와 함께 하는 최초의 파티’에 설레여하며, “어떤 파티를 벌일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무실에 나가서, “파티 준비 때문에 일찍 들어가야 한다”고 하니, 온통 웃음바다가 되어버렸다. ‘참 재밌게 산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참 어렵게 산다’는 말도 있곤 했다.
여하튼 아내랑, 또 모모랑 함께 하는 파티 준비를 위해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사무실에서 나와 여기저기를 찾아다녔다.

“아내가 술도 못마시고, 케익도 좋지는 않고, 탄산음료도 적절치 않은 상황에서 무엇으로 파티를 할까” 막상 준비하자니 만만찮았다.
온통 골똘한 생각에 잠기다, 부평역에서 내려 집까지 걸었다. 양쪽 도로가의 가게들을 샅샅이 보면서 걸은 이유는 ‘파티 이벤트점’을 본 기억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 기억이 잘 못됐는지, 아님 가게가 문을 닫았는지, 결국 찾지 못했다.

우 ~~~....
고민에 빠진 나는 결국 아내랑 함께 준비하기로 하고, 아내를 불러내서 같이 장을 봤다.


우리는 아기파티에서 빠질 수 없는 ‘고깔 모자’를 하나씩 사고, 케익 대신에 아내가 먹고 싶다고 한 ‘시루떡’ 한 판, 그리고 역시 아내가 먹고파한 ‘귤’ 한 망, 그리고 ‘멋진 와인 잔에 따른 립튼쥬스’ 한잔씩, 노랑, 분홍으로 어울려진 ‘예쁜 꽃’, 거기에다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0.5살 기념 촛불(?)’을 작은 상에 가득 차렸다.

집에서 ‘파티상’에 마주 앉은 아내랑 나는 ‘모모의 0.5살을 축하하며, 또 모모가 예쁘고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람’ 건배했다.
그리고, 모모와 함께하는 우리 가족이 항상 지금처럼 행복하기를 바라며......

모모야, 0.5살 생일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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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는 올빼미인가봐?

2006년 9월 20일(수요일) - 19주


요즘, 모모는 열심히 엄마 뱃속에서 활동 중인 것 같다.
아내는
모모의 움직임에 때론 기뻐하고, 때론 놀래고, 때론 아파하기도 한다.
아침 6시 출근하는 나를 배웅하고, 다시 잠깐 잠들었다가 깨어나서 아침 8시 경 아침식사를 마치고, 아침 9시 경 서울 노량진 독서실로 향해 전철로 약 1시간 가량을 가서 독서실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오후 8시 경 다시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내의 하루 일반 일상에서 모모는 아마도 아내의 가장 큰 친구이자, 가장 집중해야 하는 과제일 것이다.

그런데, 기특한 것은 모모는 엄마가 힘들거나 난처한 곳에서는 조심스럽게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엄마가 집에 도착해서 눕거나 어디에 편안하게 앉아 있을 때에 심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아내
는 그런 모모의 태동을 느낄 때마다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을 잘 내어주지 못해 미안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미안함보다는 모모의 기특함이 앞선다.
이 어린 놈이 벌써부터 엄마를 배려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런데, 문제는 잠자리에 들어서 이다. 요즘 아내가 잘 잠을 못 잔다. 모모 때문이다.
잠자리에 들어 빨리 자고 푹 자야 하루의 피로를 풀고, 내일 다시 열심히 공부할 수 있을 텐데, 밤 11시 경만 되면 모모가 몹시 활발하게 활동한단다. 아내는 모모의 활발한 활동에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한다.
건강하게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모가 대견하면서도, 혹시 우리 모모가 벌써 아빠를 닮아서 낮에는 자고 밤에는 깨어나서 열심히 움직이는 올빼미형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오늘은 모모에게 한 마디 해야겠다.
“모모야, 잠잘 시간에 잘 자야, 키도 크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단다. 건강하게 자라되, 밤에는 자고 낮에는 일어나서 잘 놀아야 한단다. 그래야 예쁘고 건강해지지!”

 

요즘 아내는 살이 찔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연분만과 모모의 건강을 위해서 신경을 집중하는 것은 좋지만, 공부에도 지장이 있고 또 먹는 걸 자제하는데도 꽤나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일 때문에 너무 늦게 들어오는 것도 추가해서....... 오늘 늦게 와서 노트북에 써놓은 아내의 ‘푸념’을 봤다.

 

체중이 늘면 안되는데 참 걱정이다.

체중 같은거 신경안쓰면 좋으련만

체중생각하면서 공부하고, 체중이 불까봐 걱정하면서 또 공부하는데..

그러면서도 또 배고프면 먹고 있는 내 모습이 한심스럽다.

 

모모를 생각하면 체중관리도 잘 해야 하고

내 감정조절도 잘 해야하는데

체중관리 하나 제대로 못하는 내 모습이 자꾸 한심스럽고 짜증나기만 하네.

 

병원가기도 두렵구...ㅠ.ㅠ

나올 소리는 뻔할테니까....

 

먹고 앉아서 공부하니까 도저히 체중관리가 안된다.

안먹고 앉아있자니 꼬르륵 거리면 주변의 시선이 두 부담스럽구.

그래서 또 먹고..

 

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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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덧하는 엄마들은 위대하다

2006년 7월 19일(수요일) - 10주


오늘로 모모가 10주가 됐다.
음... 키는 한 4센티미터는 됐을테구. 얼굴과 몸, 팔, 다리는 물론이고 코, 입 등도 분명하게 자라났으리라 싶다.
모모야! 아빠도, 엄마도 예쁘고 씩씩한 우리 모모를 빨랑 보고 싶어하는 거 알지??!!

아내의
입덧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의 입덧은 다소는 낭만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건 짧은 기간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3개월 정도는 산모가 무척 힘들고 조심스러운 시기이고,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심하게는 임신 10달 동안 내내 입덧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낭만이 아니라 무수한 헌신과 인내, 그리고 사랑으로 아이가 잉태되고, 길러지고, 태어나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아내
는 여전히 열이 나고, 메스꺼워하고, 목이 콱막힘을 호소하곤 한다. 그리고 간간히 구토를 하기도 한다. 아직 음식을 많이 먹지도 못한다.
아내
가 먹고픈 걸 많이 호소하고, 많이 요구하면, 냅다 뛰어가서 사 올 텐데.........

하지만, 아내도 나도 우리 모모를 위한 거룩하고 아름다운 일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아내도 힘들고 어렵지만 잘 견뎌내고 있다.
생활리듬이 완전히 뒤바뀌어 정신없는 나도 아내를 위해, 모모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지........

그나저나, 아빠선배들에게 들어보면 ‘그나마 지금은 더 낫다’고 하던데, 앞으로 모모가 태어나고, 모모가 자라면 ‘완전히 힘들어진다’고.......

허어~~ 아빠되기는 산넘어 산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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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를 닮기 시작한 뱃속 아기


2006년 7월 11일(화요일) - 8주 + 6일


어제 모모를 만나러 병원에 갔다.
벌써 8주가 넘었으니, 모모도 훌쩍 컸으리라는 기대와 설레임을 다독이며 진교와 나는 모모를 만났다.
모모는 2센티미터가 넘게 커 있었다. 의사 선생님도 “엄청 크네”라며 감탄사를 뱉을 정도로 컸다.
의사 선생님은 예정보다 빨리 자라고, 빨리 나올거라며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일러주었다.
“음식만 먹으면 식도가 막힌 것처럼 답답하다”고 한 진교의 질문에 의사 선생님은 입덧이라며 단순하게 대답했다. 방법은 없다고 시간이 지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초음파 사진 속의 모모는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얼굴, 몸통, 다리, 팔, 엉덩이까지 보여주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엄마, 아빠를 닮아가는 것이다.

오늘은 퇴근해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진교가 내 어릴 적 사진을 찾아서는 들이댔다. 꿈에서 본 모모의 모습과 똑같이 귀엽다나.
어쩌면 진교의 꿈속에서 본 모모의 모습이 나의 어릴 적 모습이거나 실제 진교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나를 닮은 아가가 진교의 뱃속에서 커가고 있다는 것은 상상도 안 되는 신기함이다.
조금 있으면, 진교와 형구를 쏙 빼닮은 예쁘고 튼튼한 아가가 세상에 나오겠지.
모모야, 빨랑 만나자꾸나.

진교가 이제 힘듦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것 같다.
어지럼증이나 메스꺼움을 호소하는 것도 점차 줄고 있다.
음식도 곧잘 먹는다.
진교야, 조금만 더 힘내라.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애인아~~

어제는 콩나물국, 오늘은 오뎅국...... 요즘은 아침에 무슨 국을 끓여놓고 나올까가 고민 아닌 고민이다.
자기 혼자 밥하고, 국 끓여 먹지 못하는 진교를 위해서 미리 음식을 해놓고 출근하는 게 요즘의 하루 시작이다.
요리 실력도 뻔하고, 국거리도 뻔하고, 아하 ~ 내일은 또 무슨 국을 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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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 아기와의 대화를 본격적으로 시도하다

2006년 7월 9일 일요일 - 8주 + 4일


내일모레 초음파 사진으로 모모를 만나봐야 정확하겠지만, 자료에 의하면 8주의 모모는 2센티미터가 조금 넘을 거라고 한다.
신경계도 생겨나서 외부 자극에 반응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지극히 움직임이 작아 엄마조차도 느낄 수 없을 정도라지만.
그래서, 진교하고 나는 본격적으로 모모와의 대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물론, 진교의 요구에 의해서다. 모모와의 대화용인지, 진교 잠재우기용인지 반신반의하면서 나도 흔쾌히 동의했다.
바로, 취침전 ‘태교 동화책 읽어주기’다.
주별로 나와있는 태교 동화를 매일 매일 잠자리에 누워 읽어주기로 하고, 어제부터 시작했다.
진교는 ‘동화를 들으니 잠이 더 잘 온다’고 좋아라 하고, 모모도 엄마가 좋아하니 같이 좋아하리라 생각한다.

모모가 실제 들을지, 실제 듣더라도 태어나서 기억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제 본격적으로 모모와의 대화를 시작했다고 생각하니 괜히 흐믓하다.
태교동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모모에게 많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줘야 겠다.

“아가야,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은 아가야.
네가 태어나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단다.
‘그리하여 행복하게 잘살았습니다.’로 끝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많이, 아주 많이 너에게 들려주고 싶어.
그 이야기 속에서 세상이 빛과 희망을 맛있는 물처럼 네 몸에 적셔 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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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는 뱃속 아기

(2006년 7월 7일 금요일 / 8주 + 2일)


“아버님, 안녕하세요? 형굽니다.
아버님 이번에 종친회장 되셨다면서요. 축하드립니다. 아버님은 하시는 일이 참 많으시네요.
그나저나 진교가 몸이 좀 나아져야 한번 찾아 뵐텐데, 죄송합니다.
대신, 자주 연락드리겠습니다."

“어, 형구냐.
그래, 이번에 또 강릉의 전씨 종친회장이 됐다. 진교는 좀 어떻나?
병원 자주 갈 필요 없다. 다 그런거야. 조금 힘든 거 같고 너무 걱정하고 그러지 말아라.”

오늘 낮에 강릉에 계시는 장인어른과 통화를 했다.
아마도 아버님은 진교도 진교지만, 나를 안심시키려고 하신 거 같다.
하긴 나도 요즘 은근히 걱정과 불안이 커진 게 사실이다.
진교가 날이 갈수록 어려움을 호소하기 때문에 나도 덩달아 마음이 안 좋아졌다. 지금 나한테 가장 중요한 건 진교의 건강이니까.

진교는 요즘 어지러움과 체한 거 같이 기도가 꽉막히는 듯한 답답함을 호소한다. 그러니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늘 기운이 없어 한다.
헛구역질도 더 늘어났고, 때론 구토도 한다.
내가 없으면 늘 불안해 하고, 밥도 제대로 못 먹는다.
사무실에 있는 나에게 자주 전화를 해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솔직히 그럴 때면 모모에 대한 생각은 나지 않는다. 힘들어 할 진교의 모습만 떠오른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는 것에 짜증이 나기도 하고.....

“진교야, 조금만 더 힘내.
모모를 세상에 내보내는 거룩한 일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진교의 힘든 과정이나까. 어려워도 기쁘고 자랑스럽게 이겨내자!
그리고...... 아버님께서 병원도 자주 가지말고, 걱정도 하지 말랬거든.........

참, 모모 이놈 ~ 엄마 자꾸 힘들 게 하면, 나중에 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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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 아기가 되살려준 '추억의 그날'


모모가 보내준 ‘추억의 그날’ (2006년 7월 5일 수요일 / 8주)


아내는 어렸을 때, 낯을 아주 많이 가리는 새침데기였단다. 임신중독증에 의해 장모님은 10달 내내 입덧에 시달렸고, 진교는 태어나자마자 엄마 품이 아니라 인큐베이터에 안겨야 했단다. 몸무게도 1.5킬로그램밖에 나가지 못했고, 모두들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단다. 심지어 장인어른은 ‘좀 큰 쥐’인줄 알았다나?!
그러나, 아내는 건강하게 예쁘게 자랐고, 동네방네에서 ‘너무 예쁘다’며 꼬집어보고, 쓰다듬어보기 바빴단다.
그런데 아내는 남 앞에 나서는 걸 무척 싫어해 장모님을 속상하게 했단다. ‘열꼬마 인디안’이란 놀이겸 학습을 통해 10번째 인디안이 되면 모두의 집중 속에 예쁘게 춤추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내는 10번째 인디안이 되지 않기 위해 늘 쳐져있었고, 혹 10번째 인디안이 되어도 아무 것도 못한 채 쭈뼛쭈뼛했단다.
지금의 성격과 고집은 중학교 때부터 변한 성격이라나.

나는 무척 얌전하고 의젓한 꼬맹이였다.
물론, 나도 태어날 때는 모든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태어났다. 위로 누나들이 연속으로 태어나서 실의에 빠진 어르신들 앞에 귀여운 아들이 탄생했으니, 얼마나 큰 축복을 받았겠나.
똑똑하고 귀염성있게 생겨서 어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 얌전해서 말도 잘 안하고, 조용히 집지키다가 울며 잠들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 때부터 ‘천상 선생님이나 학자 체질’이란 소릴 들었다.
나도 중학교 때 외형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한 성격으로 바뀐 것 같다.


요즘, 진교랑 내가 나누는 대화의 거의 대부분은 ‘아기에 대한 이야기’다. 아기들의 특징, 아기들의 성격, 그리고 우리들이 아기였을 때의 이야기 등등
아마도 모모가 조금씩 커가고 진교의 호르몬이 조금씩 변하듯이, 진교와 나도 조금씩 엄마와 아빠가 되기 위해 또 한번 성격을 바꾸고 있나보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모모에 의해 진교와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추억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모모 이놈, 빨랑빨랑 커서, 빨랑빨랑 나오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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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 일기를 쓰기 시작하다

2006년 6월 19일(월요일) - 임신 5주 + 5일

 
일요일인 어제,
미열과 배앓이, 메스꺼움으로 힘겨워하는 진교의 손을 잡고 ‘가벼운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가까운 부평도서관을 찾았다.
건강하고 예쁜 모모(*모모: 진교와 형구가 정한 엄마몸속에 있는 아이의 애칭)를 만나기 위해 아빠와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기 위한 뿌듯한 노력이랄까, 아님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아빠와 엄마의 무지로 인해 모모가 잘 못되는 일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도리랄까, 여하튼 ‘임신과 출산, 태교’에 대한 책을 대여하러 간 것이다.
우리는 ‘임신출산 40주<학원사>’ ‘완벽한 임신과 출산<에이엠비>’ ‘부부가 함께하는 태교에서 출산까지<으뜸사>’ 등의 책을 쌓아 들고 집으로 왔다.
어쩌면, 평생에 한번일지도 모를 ‘2세 낳기 학습’에 도전한 것이다.

그동안 나의 출퇴근길 동반자는 <나관중의 삼국지>였으나, 오늘부터 지루한 출퇴근길을 알차게 해줄 동무는 <부부가 함께하는 태교에서 출산까지>가 되었다.
비록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여 겉포장을 포장지로 감추듯 싸고 있지만, 처음으로 접하는 ‘임신한 여성의 몸의 변화와 임신한 엄마를 위한 건강생활, 그리고 세계 각국의 태교’ 등은 무지의 세계를 정복하는 짜릿한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빠가 되기 위한 기본 자세를 익히는 것’과 같은 엄숙함까지도 느끼게 된다.
아마도 진교는 몸의 고통과 피부 깊숙한 곳에서부터 오는 말초적 희열로 ‘엄마 되기’를 실감하고 있겠지만, 나는 진지한 ‘아빠 되기’를 찾기가 좀처럼 쉽지 않을 듯하다.
진교가 본능적 체감이라면, 나는 분주한 노력으로 다가오리라 생각된다.

어제부터 진교는 ‘현관 칠판’에 하루 동안 섭취한 음식물을 적기 시작했다. 영양 섭취를 충분히 하기 위한 경각심과 배율 때문이란다.
덩달아 나도 진교가 섭취하는 영양분을 마치 전문 영양사라도 된 듯 분석하게 된다. 물론, 진교가 음식을 먹을 때는 항상 나도 함께 먹기 때문에, 진교의 섭취 영양분은 나의 섭취 영양분이기도 하다.
“엄마가 임신할 때, 아빠가 10킬로그램 살찐다”는 이야기가 실감나게 느껴진다.

오늘은 세 가지를 결심하고 실천했다.
나는 태교음악 CD를 선물하고 ‘아침, 저녁으로 진교와 함께 태교 음악 듣기’를 실행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태교일기를 쓰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진교에게 맛난 음식 만들어주기’ 였다.

퇴근 후 선물로 사들고 간 태교음악 CD를 보고 진교는 아이처럼 좋아했다. 받자마자 뜯어보고, 틀어보며 즐거워했다. 순간, 눈앞의 사람이 진교인지 모모인지 헛갈릴 정도로.
그런데, 맛난 걸 해주려고 했지만 하루종일 미열과 메스꺼움으로 힘들었는지 먹고픈 게 아무 것도 없다고 한다. 마치 게임을 하듯 이 음식, 저 음식을 나열한 끝에 진교가 ‘맑은 콩나물국’을 선택했다. 조미료를 넣지 않은 콩나물국에 처음으로 도전하여 진교의 저녁상을 차려주었다.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은 음식이었지만.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끝낸 후, 또다시 잠에 빠진 진교 옆에서 ‘태교 일기’를 쓴다. 아빠가 되어가는 나의 기록인 ‘태교 일기’를.

6주째가 되면 모모의 심장이 뛰고 인체기관의 형태가 잡히기 시작한다는데, 엄청나게 궁금하면서도 살짝 걱정이 앞선다. ‘제대로 갖춰지고 있는 건지.’
여하튼 모모 이놈이 엄마를 너무 괴롭히지 말고 건강하게 빨리 생성되어 나와야 할텐데..... 


오늘의 명언 <태교의 십계>


1. 훌륭한 인물을 낳아야 겠다는 신념을 갖는다.

2. 나쁜 생각을 절대 하지 않는다.

3. 부부싸움을 하지 않는다.

4. 위인전을 읽고 위인 사진을 본다.

5. 임신부의 보건위생에 힘쓴다.

6. 자극성 있는 음식물은 피한다.

7. 심신의 안정을 취한다.

8. 태중 일기를 쓴다.

9. 강한 의지와 기도하는 자세를 갖는다.

10. 좋은 태몽을 꾸도록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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