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4.06 우리 아기가 만날 세상

우리 아기가 만날 세상

2006년 7월 16일(일요일) - 9주 + 4일


산모가 예쁜 아기 모습을 보면 좋대나? 요즘 진교는 주변 지인들의 아기들의 모습이나 매체 등에서의 예쁜 아기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내게 일이 하나 더 생겼다. 가끔 예쁘고 귀여운 아가를 보면 휴대폰카메라로 찍어서 진교에게 전달하곤 한다.
아마도 진교는 모든 예쁜 아가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보다 훨씬 더 예쁘고 건강할 모모를 상상하나보다.

어제, 오늘은 태풍 ‘에위니아’에 이어 장마로 인해 한반도 전체에 난리가 났다.
어제는 강원도와 수도권의 물난리로 방송은 온통 긴급방송이고, 정부는 재해대책으로 부산하다. 영동선이 이틀 동안이나 전면 마비되고, 전국 곳곳이 통제되었다. 심지어 한강둔치는 아예 흔적도 없이 잠겨버렸다.
그리고, 오늘 오후부터는 충청권과 경남권으로 물난리가 이전하고 있다. 지긋지긋한 비는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한반도를 다 잠식시킬 태세다.
장인어른은 성균관대의 일로 서울에 오셨다가 강릉으로 가시는데, 무려 6시간이나 걸렸다고 한다.
나도 가평쪽으로 출장을 갔다가 거의 영화처럼 위험지대를 벗어나서 집으로 무사히(?) 귀가했다.

꼼짝도 못하고 진교랑 집에 갇혀서(?) 지긋지긋한 비를 바라보니, 자연스럽게 모모가 태어날 이 세상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예쁘고 건강한 모모가 만날, 그리고 진교랑 내가 소개해줄 세상이 모모만큼이나 아름다워야 할 텐데......
어쩌면, 이제 내가 올바로 살아야할 가장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거 같다.

모모야, 엄마랑 아빠는 모모가 만날 세상이 조금이나마 더 아름다워질 수 있도록 가장 옳게 살 테니까, 모모도 건강하고 예쁘게 빨랑 자라서 세상을 만나렴.

내가 어릴 적,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존경하는 한 선배가 내게 이런 얘기를 들려준 적 있었다.
“형구야, 사람이 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 때문에 다른 모든 사람이 다 사랑스러워 지는 거야. 오히려 사랑하는 그 사람은 잘 안보이고, 그 사람 주변의 모든 것이 다 보이는 거야.”
그 땐, 도대체 뭔 말인지, 왜 사랑하는 사람이 안보일 수가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 진교의 모습을 보면, 조금은 이해할 수가 있다.
진교는 모모에 대한 사랑으로, 세상의 많은 것을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지난 밤 내가 진교에게 읽어준 책의 내용처럼..........


진정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만일 그대가 참으로
어떤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대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세계를 사랑하게 되고
삶까지 사랑하게 됩니다

만일 그대가 어떤 사람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을 통해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세계를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나 자신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에서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