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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통신위성 발사, 한미일의 "쌩쑈"

4월 5일 오전 11시 20분(카운드 다운 0을 기준으로) 북한이 통신위성을 발사했다. 
발사 후 2분 후에 1단계 추진체가 분리되어 동해상에 떨어졌고, 발사 후 4분 후에 2단계 추진체가 분리되어 태평양에 떨어졌다. (아직까지 정확한 낙하지점은 나라마다 틀리게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발사 후 9분 2초 지나서 3단계 추진체가 분리되었다.
북한은 통신위성을 발사한지 4시간 후에 "11시 29분 2초, 궤도 진입에 성공했음"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의 통신위성 발사'라는 객관적 실체는 발사 전과 후 모두 의도적(?) 미스테리에 쌓여있다.
그렇지만, 분명한 건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는 이미 충분히 예견되었던 일이고, 북한 스스로 적법한 절차를 밟아 공개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이다.
북한은 지난 2월 24일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운반로켓 [은하 2호]로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고, 3월 들어 수시로 외무성이나 북한군 총참모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을 통해 관련 입장을 발표해왔다.
또한, 지난 3월 12일에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4월 4일에서 8일 사이에 ‘광명성 2호’를 발사할 것”이라며 로켓 궤도좌표를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미국과 중국에 통신위성 발사 시기와 취지에 대해서 사전통보 했다고 알려진다. 

결국, “4월 4일에서 8일 사이에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기정사실이었고, 모두가 알고 있었던 바이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한국은 “마치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가 몰랐던 것을 밝혀낸 새로운 정보라도 되듯” 설레발을 떨고 있다. 더구나, 합법적 통신위성 발사에 대해 한미일은 마치 북한에서 전쟁행위라도 했듯 난리를 떨고 있다.

"북한의 통신위성"을 칭하는 혼란스런 명칭부터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발사 직전이나 발사 후까지도 한미일은  "미사일" "대포동 2호" "로켓트" "발사체" "인공위성" 등 자기 입맛에 맞게 여러가지 표현을 한꺼번에 사용하고 있다. 같은 방송 같은 뉴스, 심지어 한 개인의 기자회견과 연설에서도 여러가지 표현을 다양하게 쓰곤 한다.
뿐만 아니라, 이미 발사된 통신위성에 대해서 이것이 '통신위성인지, 미사일인지', 추진체가 '어디에 떨어졌는지'도 모두 제각각 자기 유리한 대로 해석하고 있다.

발사한 나라가 있고, 그 나라의 공식적 입장이 있음에도, 자기 멋대로 해석하고 긴장하고 확대하고 발표하고 사고치고..... 그야말로 "쌩쑈"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쌩쑈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움직이는 모든 생명체를 감시하며, 모든 정보를 손에 쥐고 있는 미국은 그래도 조금 낳은 편이다.

처음에는 북한에 강공발언을 일삼다가 모든 정보를 취합하고 나서는 이젠 점잖게 뒤로 물러서서 일본과 한국, 그리고 유엔을 통해서 북한을 견제하고만 있다.

미국은 2월 3일에 처음으로 정찰위성을 통해 “무수단리 미사일 기지에서 ‘대포동 2호(?)’ 발사 움직임”을 포착한다. 다음 날 바로, 미 국무부와 국방부는 “북한 미사일 활동은 동북아 평화안정에 위협을 줄 것으로 우려한다”며 북한 미사일 발사 준비를 공식 발표한다.

2월 10일 로버트 게이츠 미 국장방관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한다면, 요격 태세를 갖출 것"이라며 북한을 강도높게 위협한다.
이에, 북한이 “무엇이 날아 올라갈지는 두고 보면 알 것”이라고 화답하자, 2월 17일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그들에게 도움이 안될 것”이라며 공식 입장을 밝힌다,
또한, 2월 20일, 한미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북한 미사일 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 1718 위반”이라며 합동으로 경고한다.
이후, 북한이 공식적으로 “통신위성 발사계획”을 발표하자, 미국은 공식적 입장을 자제해왔고, 3월 10일 데니스 블레이 미국 국가정보국(NI) 국장은 상원 군사청문회에서 “북한이 발사하려는 것은 인공위성”이라고 발표했고, 3월 11일에는 국방부 명의로 “북한의 우주발사는 미사일, 인공위성 양쪽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며, 따라서 유엔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같은날, 힐러리 국무장관도 “6자회담을 통한 미사일 문제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미사일 협상 추진의사를 밝혔다.
결국, 3월 29일 로버츠 게이트 미 국방장관은 “북한 로켓 요격 안하겠다”고 발표하고, 미국은 북한의 통신위성 발사를 침착하게 지켜보았다.
북한의 통신위성 발표 후에는 북미항공 방위사령부 명의로 "북한 위성이 궤도진입에 실패했다"고 전세계에 선전하기 바빴고, "미국 본토는 물론 하외이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하기 급급했다.
물론, 오바마는 "미사일 발사로 규정"하며 제재의 뜻을 밝히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미국은 차분한 입장을 견지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북한의 위성 발사 후 대통령이나 국무부의 농도있는 발언은 "북한의 기술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의 기술과 다름없다는 두려움과 경계의 표현일 것이다.


일본의 쌩쑈

일본은 이미 일찌감치 "북한이 발사하는 것이 미사일이든 인공위성이든 즉시 요격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1단계로 "SM3를 장착한 이지스함을 해상에 배치하여 요격"하고, 2단계로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여 요격"하고, 3단계로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요격"하는 요격망을 준비해놓았다.
그리고, 일본 열도 전체는 전시체제를 방불케하는 시스템 안에 놓여 있었다.
오죽하면, LA타임즈 등 외신에서도 "일본의 과잉반응"을 지적했겠는가.
4월 4일, 일본발 전세계의 "북한 로켓 발사 오보"는 일본 쌩쑈의 진수였다. 그리고, 일본은 북한의 위성을 요격할 능력은 커녕 위성의 위치조차 추적할 능력이 없음을 전세계에 공표하고 말았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곧 인공위성을 발사한다"고 보도하자, 일본의 긴장과 쌩쑈는 극에 달했고, 급기야 낮 12시 16분쯤 일본의 NHK방송은 "북한으로부터 비상체가 발사됐다"고 방송했다. 물론, NHK 방송의 내용은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 타전됐고, 전세계 방송은 그대로 따라서 속보를 전달하느라 난리법석을 떨었다.
그러나 채 5분도 되지않아  "잘못된 탐지에 의한 잘못된 정보"라며 정정보도를 내보냈고, 일본정부의 위기관리 센터가 각 성.청과 지자체, 언론기관을 연결해 운용하고 있는 ‘Em-Net’으로 불리는 시스템이 오작동했음을 고백했다.
그 뿐 아니다. 동북지역의 아키타현은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자위대 정보를 근거로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잘못된 정보를 휴대전화 메일을 통해 주민들에게 보냈다가 정정하는 소동을 피웠다.  
"북한이 위성을 발사했는지, 안했는지도 파악하기 어려운 일본의 능력이, 과연 어떻게 요격이 가능하겠는가"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 후에도 일본의 설레발은 그치지 않았다.
그토록 강조하던 요격망은 조금도 가동하지 않았지만, 아소 총리는 물론 관방장관은 "절대 용서 할 수 없는 행위이지 도발"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둘러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청한 것은 물론이다.
일본의 이런 "오버"는 두가지 "추론"이 있다. 무너져가는 아소내각의 인기 만회를 위한 '국내정치용 쇼'라는 추론과 '군국주의 특유의 군비증강을 위한 의도'라는 추론이다.
여하튼 "의도된 쌩쑈"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한국의 쌩쑈

한국의 쌩쑈는 제일 한심히기 그지없다.
모든 정보와 모든 행동이 그저 미국의 정보에 따라 조종되고, 일본의 오버에 따라 좌우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2월 10일 미 국방장관의 강경발언이 있자마자 12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미사일을 발사하면 북한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미국의 정보에 따라 미사일을 상정하고 강경발언을 따라 읊고, 2월 20일에는 미국과 함께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 1718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 전면 참여 등을 거론하며 북한의 심기를 자극하곤 했었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차 영국을 방문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4일 귀국하자마자 청와대내 지하벙커 국가위기상황센터로 향했다고 알려진다. 이 대통령은 4일은 물론 5일까지 이어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진행하고, 5일 11시부터는 4시간 50분 동안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진행했다고 한다.
4월 4일 일본이 오보쑈를 보일 때, 한국은 현재진행형으로 그대로 쌩쑈를 따라하는 모습도 보였다.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 후에는 더욱 유치한 행각이 벌어진다.
미국과 일본의 정보를 빌어 그대로 발표하는 수준인 한국은 미.일의 정보에 따라 11시 40분이 지나서야 "북한의 위성 발사"를 공식화하고, 12시에 이동관 대변인은 "도발"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청와대 성명을 발표했다.
12시 40분이 되어서야 정부의 공식 발표인 외교통상부 발표를 유명환 장관은 발표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한반도 및 동북아 위협을 위협하는 도발적 행위"라는 점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단호하고 의연한 대응"을 강조하듯 식목일 행사를 하며 "북한은 로켓을 발사했지만, 우리는 나무를 심는다"고 쑈를 했다.
국방부는 위기상황을 염두에 두고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하고, 합참의장이 직접 "단호한 대응" 운운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도발" "평화 위협" "유엔결의 위반" 등의 표현을 써가며, 북한의 위성발사를 비난하고, 미국의 발표를 인용하여 "실패"를 강조하면서도, 마지막에는 "우리도 곧 위성을 발사할 것이고, 곧 우주기술도 북한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역설하는 이율배반을 보이기도 했다.
내가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더니, 북한이 하면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이고 내가 하면 우주과학 기술이라는 것이다.
중국에 북한 제재를 청원하고, 미국과 일본에 북한 제재를 협의하는 이명박 정부가 결국은 "PSI 전면 참여라는 명분 쌓기"의 쌩쑈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미일의 쌩쑈는 한심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 쌩쑈에는 저마다 정치적, 그리고 음흉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
하지만, 통신위성을 발사한 북한을 대상으로 한편으로는 "미사일이라고 단정하며 평화위협세력으로 선전"하기 바쁘고, 다른 한편으로는 "위성이라고 인정하며 실패했다"고 평가절하하기에 바쁜 그들의 쌩쑈에서 "단호하고 의연한 모습은 커녕, 안쓰럽고 한심한 모습"을 확인한다.
오죽하면, 중국이 "관련국들에게 냉정과 자제를 촉구"하겠는가?

그리고 중요한 건, 한미일의 우왕좌왕하며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은 "북한의 통신위성 발사가 궤도진입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정치적으로 성공했음"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2009. 4. 5. friendy>

Trackback 3 Comment 4
  1. MrSunday 2009.04.07 02:39 address edit & delete reply

    무척 재미있는 글 입닏. 링크 좀 할게요. ^-^

  2. realwindow 2009.04.07 09:48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트랙백 타고 왔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3. Leedo 2009.04.07 15:26 address edit & delete reply

    참 한심합니다.. 재밌게 읽고 갑니다.ㅋ

  4. Ginani 2009.04.07 17:52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제블로그에 트랙백을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만남이길 바랍니다.
    봄이 살살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 잠을 부릅니다..
    건강하세요..